삼성 HBM4 진입에 흔들린 프리미엄…하이닉스 목표가 하향
LS증권이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경쟁사 진입으로 기존에 누리던 공급자 프리미엄이 완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31일 LS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HBM 출하 증가와 중장기 수요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이어지는 만큼 HBM 시장 자체의 성장 흐름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수요보다 경쟁 구도라고 짚었다. 경쟁사의 HBM4 출하가 늘고 양산성이 개선될 경우, 주요 고객사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SK하이닉스가 확보해온 높은 수익성과 협상력이 일부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LS증권은 이를 HBM 시장 둔화가 아니라 공급자 간 경쟁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기술 우위와 고객사 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프리미엄을 누려왔다면, 향후에는 차세대 제품에서도 그 지위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주가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이번 목표주가 하향의 가장 큰 배경은 내년 HBM 수익성 전망 조정이다. LS증권은 앞서 SK하이닉스의 내년 HBM 영업이익률이 약 8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지만, 최근 산업 상황을 점검한 결과 올해와 비슷한 약 60%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LS증권은 HBM 영업이익률 60%를 이른바 ‘골디락스’ 수준으로 봤다. 고객사가 감내할 수 있는 가격, 메모리 공급자의 수익성, AI 투자 지속 가능성이 균형을 이루는 구간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내년 HBM 이익 추정치를 낮췄고, 목표주가에도 이를 반영했다.
다만 HBM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수율 개선과 원가 절감이 이뤄질 경우 HBM 이익률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봤다. 특히 차세대 제품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핵심 고객사 내 점유율을 방어할 경우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4 진입으로 공급자 집중에 따른 프리미엄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HBM 수요 둔화나 메모리 업황 사이클 종료를 전제로 한 조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LS증권의 이번 보고서는 SK하이닉스의 성장성보다 수익성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시장은 계속 커지지만, 경쟁 확대 속에서 SK하이닉스가 이전처럼 높은 초과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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